기자들의 벤처 엑소더스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인력 유출이 심각한 언론사에선 대책 마련에 초비상이 걸렸다.
11일 하루에만 4명의 기자가 사표를 제출, 충격파가 가라앉지 않은 동아일보는 박우정 편집국장이 대책 마련을 위해 장고에 들어갔으며 회사 차원에서도 중장기 비전을 제시할 계획이다. 동아일보 고위 관계자는 17일 {광화문 사옥 이전, 신정보 시스템 개발 등에 행정력이 집중된 데다 다른 신문사보다 늦게 열풍이 몰아닥쳐 별다른 대책이 없었다}며 {회사는 물론 조직에 몸담고 있는 사원들의 비전도 함께 제시할 수 있는 종합적인 방안 수립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동아일보에선 11일 김종래(정보통신부), 이희성(국제부), 김홍중(경제부), 이용재(〃) 기자가 사표를 내 새해들어 모두 7명의 기자가 떠났다.
최근 기자직에서만 14명의 이탈자가 나온 조선일보는 처방전으로 신규 사업 진출에 기대를 걸고 있다. 방상훈 사장은 IT(정보통신) 전문 별도 법인 설립을 지시했다. 방 사장은 편집국과 디지틀조선 공동으로 IT 사업 방안을 제출하라고 해 크게 세 가지 사안이 집중 검토되고 있다. 오프라인 매체 창간(디조 안), 온라인 웹진 창간(편집국 안)과 케이블 TV 건이 그것이다. 특히 케이블 TV 사업은 2001년부터 완전 개방되는 시점을 목표로 삼고 있다. 그간 논의됐던 위성 방송 건은 일단 물 건너간 사업으로 보고 특화한 형태의 전문 케이블 TV로 가닥을 잡은 것이란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중앙일보에서 내놓은 사내 벤처 아이디어 공모 역시 이탈 방지책이다. 12일까지 15건이 접수, 마감된 아이디어에는 골프 사이트 개설, 서울시내 의료기관 긴급 연락망 구성, 인터넷 쇼핑몰 개설 등이다. 채택 사업에 최고 3억 원까지 지원되는 이번 공모에 이미 사업 예비팀구성까지 마친 사원들도 나왔다. 회사는 3월초 10여 명으로 구성된 심사회의에서 선정할 예정이며 사내 벤처 사업이 확산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중앙일보에선 10여 명의 기자들이 사표를 제출한 상태. 이중 중견 기자 2명은 사표를 냈으나 인력 문제로 당분간 근무하기로 회사와 합의했다. 노조는 벤처 열풍을 {이제 시작 단계}로 보고, 조직 이탈 문제점 실태와 대책을 수렴하기 위해 전체 기자들에게 이메일을 발송하는 등 의견 수렴에 나섰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기자들의 벤처 기업행 러시에 부정적 시각들도 제기되고 있다.벤처기업으로부터 수차례 제의를 받았으나 거절했다는 한 정보통신부 출입기자는 {80년대 부동산 붐과 2000년대 벤처 붐을 동일하게 보는 시각에 공감한다}며 {[천 년에 한 번 온 기회]라고 말하면서 떠나는 기자들에게서 조급함, 성급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편에선 벤처 엑소더스의 주축인 정보통신부 출입기자들에 대한 비판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보통신부 기자실에선 {먼저 가 있겠습니다}라는 인사말을 남기고 벤처 기업으로 향하는 기자들이 20명을 넘어섰다. 일부 기자들은 벤처 기업으로 향한 기자들이 쓴 기사의 객관성에 의문을 제시하며 기자협회보가 이와 관련한 지면 감시를 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